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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느니 배민 뛴다”
MZ세대 홀리는 ‘긱노동’…배달 아닌 전문직 일자리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성장과 특정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자 하는 MZ세대 성향이 맞물리면서 플랫폼을 통한 긱노동이 보편적인 근로방식으로 일반화되고 있다. 배달, 택배 등 일부 직종에 해당하던 긱노동은 플랫폼 바람을 타고 마케팅, 디자인, 개발, 설계 등 전문적인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에 따르면 배민의 일반인 음식배달 서비스 ‘배민커넥트’ 근로자 수는 1년 새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 기준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민커넥트 파트너인 배민커넥터 수는 1만 명이었는데, 2021년 10월 기준으로 2만 명까지 증가했다. 활발하게 일을 하지는 않지만, 배민커넥트에 등록한 근로자 수(전업 라이더 포함)도 2020년 말 5만여 명 규모에서 2021년 10월 기준 9만 명까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차를 이용해 30~50개의 상품을 배송하며 일명 ‘국민 부업’으로 이름 붙고 있는 쿠팡의 일반인 상품배송 서비스 ‘쿠팡플렉스’ 가입자 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폭증했고, 2020년 말 기준 10만여 명이 가입했다. 일평균 5000여 명이 참여하는 서비스로 성장한 이 서비스는 지난해에는 1만 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플랫폼을 통한 긱노동자의 증가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에 따르면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8.5%인 약 220만 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플랫폼 노동자 중 청년층의 비율은 55.2%를 기록하며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청년층의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드러났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카카오T대리 등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역량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노동의 주도권이 회사가 아닌 개인에게 쥐어지는 시대적 배경이 이같은 근로 변화에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배송과 배달, 대리운전 등 기존에 인간이 직접 관리해야 했던 영역을 AI가 대신하는 것이다.

긱노동을 바탕으로 한 긱경제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약 284조원이었던 긱경제 시장 규모는 올해 398조원까지 성장했다. 2023년에는 23% 더 성장해 5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금 쿠팡 알바 뛰고 주말에 논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30대 유지현 씨(가명)는 남편과 함께 쿠팡에서 동네 배송 서비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와 배달음식 서비스 ‘쿠팡이츠’의 배달파트너로 돈을 번다. 다섯 평 남짓 카페를 차렸다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폐업한 뒤 본격 뛰어들었다. 부부가 쿠팡을 통해 한 달에 버는 돈은 많게는 최대 800만원에 달한다. 유 씨는 “내가 원하는 시간을 골라 하고 싶은 만큼의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며 “아르바이트생 구하기도 벅차고, 감염병 위기에 직격탄을 맞는 외식업에는 다시 뛰어들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풀타임(Full-Time) 정규직 근로 대신 파트타임 방식의 계약직 초단기 근로인 ‘긱노동’이 MZ세대의 새로운 근로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품배송과 음식배달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초단기 근로자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악화에서 비롯한 경제적 현상이 아닌, 내가 원할 때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면 풀타임 근로 중심의 직원을 뽑아왔던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체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역현상이 벌어지면서 인력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이 운영 중인 서비스인 쿠팡플렉스는 대표적인 ‘긱노동’의 사례다. 쿠팡플렉스는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차를 이용해 쿠팡에 주문된 상품을 건당 수수료를 받고 배송하는 아르바이트로, 일반인들이 직접 동네 배달원 역할을 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1만 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쿠팡플렉스를 뛰는 A씨는 “특정한 날에 몇 개의 상품을 배달할 것인지 본인이 정할 수 있다. 물량은 매일 달라질 수 있지만, 개당 1000~3000원에 달하는 상품 20개는 한 시간이면 거뜬히 돈다”고 밝혔다.

‘내가 원할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의 모토를 내건 배달의민족의 일반인 음식배달 서비스 ‘배민커넥트’에도 사람이 몰린다. 스마트폰을 가진 만 19세 이상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차,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교통수단을 활용해 노동의 빈도와 강도를 모두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배민커넥트는 일주일 단위 정산이 이뤄지는데 시간당 평균 수입은 1만5000원이다. 배민커넥터로 1년간 활동해온 B씨는 “비 오는 날 등 날씨 안 좋은 날을 공략하면 수입이 확 는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운영하는 물류센터 단기 아르바이트도 원하는 때 일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한다. 물류센터에는 정규직 근로자도 있지만, 일반 허브(HUB) 기준 9000원대 시급을 받거나 심야에 10만원대의 일급을 받는 단기 아르바이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에 놀기 위해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단기 알바를 하는 MZ 청년들이 많은데, 월요일이나 화요일에는 일하는 사람이 그보다 훨씬 적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긱노동 방식은 기존에 인간이 수행하던 업무 영역인 택배 분류, 배송물량 조절, 배차 등을 모두 인공지능(AI)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배달원으로 활동하면 AI는 현재 나의 위치와 이동수단을 고려해 배달 주문을 배정하고, 앞선 주문과 다음 주문 사이의 간격까지 고려해낸다.

반면 외식사업을 펼치는 기성 기업들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종합식품기업인 A기업은 신규 론칭한 라면의 인기에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인력모집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A기업 관계자는 “공고를 계속 내고 있지만 사람이 안 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요즘 2030세대들이 생산 쪽에서 일하는 것을 고된 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고, 휴일 근무 때 수당을 더 준다고 해도 쉬겠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제조업체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긱노동이 가능한 쿠팡 물류센터가 생기는 지역에서는 현지 인력을 모두 흡수하는 현상이 벌어지며 구인난을 겪는 업체도 늘었다. 쿠팡은 충청북도 음성에 3만여 평 부지에 1만9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고 새로 인력을 뽑았는데, 같은 지역에 있는 B제빵공장은 일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식당 등에서 로봇자동화에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존에 배달, 택배 등 일부 직종에 해당하던 긱노동은 플랫폼 바람을 타고 마케팅, 디자인, 개발, 설계 등 전문적인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탤런트뱅크, 크몽, 숨고 등 인력 매칭 스타트업의 성장은 지식산업에서도 긱노동 문화를 더욱 일반화시키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기업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인 탤런트뱅크의 의뢰 건수는 2019년 368건에서 2020년 876건으로 급등했다. 이후 2021년 상반기에만 622건을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의뢰 건수가 전년 대비 70%를 달성했다.

누적 프로젝트 수행 건수만 3500여 건에 달한다. 전문가 풀 규모도 급증세다. 탤런트뱅크에 등록된 전문가 수는 1만 명을 돌파(검증 프로세스를 통과한 인증 전문가 수는 4000여 명)했다. 산업계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프로젝트당 금액도 지난해 상반기 평균 400만~500만원에서 하반기에는 800만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지식산업도 ‘긱노동’으로

공장환 탤런트뱅크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1990년대 야후·이베이 등에 몸담던 시기만 하더라도 전자상거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무척 낮았으나 결국 모든 상거래의 절반가량이 모바일로 넘어간 시점까지 오게 됐다”며 “노동 시장도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많은 산업·사업이 영향권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집, 개발, 디자인, 설계 등 프리랜서 전문가의 재능과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인 크몽도 인기다. 크몽은 비즈니스 전문 노하우를 거래하는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이다. 현재 디자인, 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등 11개 분야에서 총 25만 명의 전문가들이 입점해 비즈니스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크몽의 2021년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가량 뛰었다. 특히 크몽의 기업과 프리랜서를 이어주는 서비스인 엔터프라이즈의 경우 기업 고객의 수가 92% 뛰어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생활서비스 분야에서 인력을 매칭해주는 서비스 숨고도 최근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2021년 3분기까지 숨고에서 발송된 누적 견적 수는 3752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06% 증가했다.

견적 수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고객에게 가격을 제안한 수로, 견적서가 발송되면 고객과 관련 인력이 연결되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올해 숨고에 등록한 인력 수는 79만 명으로 지난해에만 약 30만 명이 신규로 등록했다.

 

“AI 기술이 초단기 일자리 시장 키워”

“긱노동의 특징은 원할 때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랫폼의 발전처럼 우리 사회 발달에 따라 다양한 근로의 모습 중에 긱노동의 형태가 출현한 것이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

김병우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업무의 유연성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긱노동 근로에 참여하고 있다. 긱노동 트렌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크게 확산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아한청년들은 국내 대표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서비스 자회사다. B마트, 배민1(ONE), 배민커넥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배달’ 테마가 진입 장벽이 낮았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배달은 일반인들이 실생활에서 접하기 쉽고, 진입하기도 용이해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배달은 힘들고 수입도 낮은 일자리로 여겨졌지만, 일한 만큼 수입이 발생하는 데다 업계에서 안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배달음식 문화의 성장은 온라인 식품 시장 카테고리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테마다.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은 약 43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고, 특히 온라인 배달 음식 거래액은 17조4000억원으로 1년 만에 77% 급증했다. 배민의 음식배달 아르바이트 ‘배민커넥트’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배민커넥트는 부담 없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싶은 만큼만 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다”며 “생업을 위해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해 부업으로 수입을 올리거나, 운동 삼아 도보로 하시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특유의 자율성과 유연성 때문에 긱노동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보편적 사회현상으로 보긴 이르다”며 “여전히 풀타임 형태의 근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긱노동과 같은 새로운 근로의 변화 분위기에는 배달의민족의 ‘AI추천배차’ 등 배차 시스템도 한몫했다. AI추천배차는 AI가 배달원의 동선과 음식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주문을 자동 배정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2월 도입됐다. 김 대표는 “AI추천배차는 라이더들이 배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안전에 도움을 준다”며 “배달원이 배달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음 주문 배차를 잡기 위해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해 위험에 노출됐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라이더 사고율은 AI추천배차 도입 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47% 감소했다. 또 라이더가 수행하는 전체 주문 건 대비 사고율은 지난해 1월 1.16%에서 지난해 1월에는 0.4%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배민은 긱노동자를 위한 보험과 의료비 등 안전장치를 강화해두고 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도 라이더의 ‘안전’에 대하여 가장 주의 깊게 고려하고 있다”며 “라이더는 론칭 초기인 2015년부터 보험 의무 가입을 안내하고 있고, 커넥터도 2019년부터 유상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자전거로 음식배달 중 일어난 운전 사고의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기금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긱노동자(Gig Worker)

 

홍성용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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