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초코파이는 몇 달이 지나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죠.
식품을 안전하게, 오랫동안 그 품질 그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그 안에 고도의 기술이 들어있다는 겁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식품개발 25년 경력 기반하여 다양한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최정민입니다! 저는 식품 대기업 연구소에서 임원까지 총 25년 근무했고 HMR, 주류, 음료 제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개발 및 개선 경험이 있습니다. 식품 전문 기술 및 네트워크 보유, 신제품 개발 실무가 저의 강점이며, 관련 법규 및 산업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중소, 스타트업 여러 곳에서 식품 개발 전반에 대해 프로젝트 성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전문가님의 가족이나 친구들은 전문가님을 뭐하는 분이라고 알고계시나요(^^)
대기업에서 식음료 B2C 제품 만들었으니, 식품이나 음료 쪽 만드는 사람으로 알고 있을 것 같네요. 기대하는 답변이 맞으신지..(^^)
-개발하신 혹은 직접 개발에 참여하신 제품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네,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음료 중 히트한 제품은 먼저 콜드주스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 주스가 우리나라 최초의 냉장 유통 주스였죠. 제조 자체도 낮은 온도에서 해야 했고 보관, 유통 모두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으로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품이 나온 다음 몇 달간 한 일이, 개발자임에도 유통차 쫓아다니며 냉장 상태를 체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걸 엄청 했었죠. 다행히 콜드쥬스가 나오고 당시 반응은 굉장히 좋았어요. 신맛이 적고, 펄프도 있고 그래서 인기가 있었죠. 그때 저희 큰애가 초등학생이었는데 집에 가져가면 매우 좋아했던 기억이 있네요.
-또 개발하신 제품이?
음료 팀에 있었을 때는 ‘2%부족할때‘도 있고, 에너지 음료 중에는 ‘핫식스‘ 등이 있습니다. 이후 주류 팀으로 옮긴 다음은 ‘클라우드‘, ‘순하리 처음처럼‘을 개발했습니다. 순하리 처음처럼은 사내 빅히트 제품에 선정되기도 했고요. ‘스카치블루‘란 위스키 제품과 설중매 같은 매실주 제품 개발에도 참여했습니다.
-오랜 간이 식음료 개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는 비건(vegan) 디저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시죠?
아, 네 맞습니다. 30대 초반 젊은 CEO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비건(vegan) 디저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죠. (탤런트뱅크 전문가로 등록하고 매칭된 2번째 프로젝트네요) 프로젝트 시작 전 대표 분을 직접 뵈며 말씀을 나눴는데요. 저보다 나이가 어림에도 마인드 면에서 충분히 존경할 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의뢰해주신 건 단순히 비건 젤리, 마시멜로 제품 개발에 대한 솔루션 제공 수준이었는데,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젤리를 우선으로 하여 카테고리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 전수와 시스템 구축을 해드리겠다며 역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해당 기업이 자체 기술력과 시스템을 갖추길 바란 마음이었습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져 지금 3개월 정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금한건, 전문가님이 식음료 쪽 전문 이신 줄 아는데, 디저트 쪽도 개발하시나요?
제가 직접 가지고 있는 전문성은 음료, 주류 쪽이 맞습니다. 제가 25년 간 있던 대기업 연구소에는 전 계열사 개발 부서가 다 모여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음료뿐 아니라 껌부터 제과 등 모든 제품이 있죠. 그 곳에서 임원까지 역임한 덕분에 식품 전반에 대한 지식 자체는 있습니다. 더구나, 직접적으로 갖고 있지 않은 지식은 인적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제가 인생을 잘 살았는지 몰라도) 직접 만나서 물어보면 잘 도와주시더라구요(^^).
-‘식품 기술’이란 자체가 익숙치 않은데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식품에는 꽤 고난도 기술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초코파이만 해도 작은 기업에서는 초코파이를 냉동 유통 밖에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오리온, 롯데 초코파이들은 실온 유통 하잖아요. 왜 못하냐, 식품의 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을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팥빵이 일주일 이상 가나요? 허나 시중에 초코파이는 몇 달이 지나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죠. 식품을 안전하게, 오랫동안 그 품질 그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건 그 안에 기술이 들어있다는 겁니다. 식품 기술 말이죠. 사실 초코파이를 만들기 위한 기술은 중소기업이 하기 어렵습니다. 빵 조각 하나 같지만 대단위의 설비가 필요하죠. 편의점 도시락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이 일상에 젖어 있기 때문에 당영한 것으로 인식하여 식품 기술력을 간과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수많은 비용과 많은 기술자들의 고민이 들어간 겁니다.
-그럼, 식품 중소기업에선 자원이나 기술 여러 부문에서 제한이 많겠군요?
사실, 제가 대기업에서 있었긴 하지만 어떤 기업도 모든 자원과 기술을 내부에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기업도 보유하지 못한 기술이나 영역은 외부에서 빌려오거나 사오기도 하죠. 저도 일본에서 식품 기술 자문 분을 모셔온 적도 있고요. 맞습니다. 중소기업, 많은 스타트업들은 내부 자원이 더 없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꿈꾸는 일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구해오면 되니깐요. 작은 기업들이 초기 단계에는 단발적, 프로젝트성 업무로 솔루션 역할이 필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기술 체계 구축을 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보다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갖게 될 겁니다. 제가 그 부분을 돕고 있기도 하고요.
–식품 중소기업 CEO 분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최) 사업 초기 단계에 해당 제품을 시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같은 사업성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비용, 기간, 수익성 부분을 따져보고 들어가야 하죠. 예를 들어, 간편식품(HMR) 같은 건 중소기업에서 하기 쉽지만, 이익률 만들기가 어려울 겁니다. 부가가치 높이기 굉장히 어려운 산업이기 때문이죠.
-전문가님 그럼, 앞으로 전문가님의 목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최) 기술이 필요한 많은 기업들과 앞으로도 일을 해나갔으면 좋겠고, 더 많은 기업에 제가 갖고 있는 지식과 역량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과 기업이라면 제 모든 역량을 제공해 performance를 낼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아울러, 저와 같은 식품 기술자분들이나 연구원분들을 모셔서 같이 일할 수 있는 식품연구서비스 회사를 창업하는게 꿈입니다. 제 꿈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 후배 연구원분들께 이룰 수 있는 꿈이 되어지길 바라며, 모든 기술자분들께 두려움 없는 두번째 직업으로서의 터전을 만들어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전문가님에게 좋은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을 하다가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에게 자문을 받고 싶다면, 어떤 분에게 자문을 받고 싶으신가요?
최) 질문이 조금 낯설긴 하네요(^^). 음,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 그제야 철이 들어서 아버지를 제대로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오래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요. 질문처럼 제가 다시 3-40대로 돌아가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아버지에게 ‘지금 살아가는게 맞는지‘를 물어보고 싶네요. 아버지는 어떻게 사셨는지, 자식을 보며 어떤 생각하셨는지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인터뷰 함께해주신 최정민 전문가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전문가 인터뷰 #12 “공간에서 정체성 드러내요”로 이어집니다.
최정민 전문가
식품기술·유통시스템 전문가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前 롯데중앙연구소 간편식품(HMR)팀, 주류팀, 음료팀, 해외제품개발팀 상무
‘전문가 인터뷰’는 탤런트뱅크에서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전문가께서 진행하신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합니다. 누적 프로젝트 건수 2,000여개를 달성한 탤런트뱅크에서 전문가님의 역량을 발휘해보세요.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전문가님들을 매달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