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란?
탄소중립(Net-Zero)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CO2)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제거해 추가 배출을 0으로 만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UN 기후협약(UNFCCC)은 지구 온도 상승 범위를 1.5℃로 억제하기 위한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각 당사국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실행계획을 UN 기후협약에 제출해야 합니다. 협약 주요국인 미국과 EU는 탄소배출에도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예정입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의 7~8%가 감소될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즉, 탄소중립은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리나라는 2021년 8월 31일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했고,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하고(2018년 대비), 2050년에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2030년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50~52%를, EU는 55%, 일본은 46%를 제출했습니다. EU가 1990년부터, 미국은 2005년부터 탄소배출 억제 정책을 추진한 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너무 늦게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만합니다.
지구온난화 원인과 탄소배출 현황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태양열을 흡수하여 우주로 열이 방출되는 것을 방해하며, 이 현상을 온실효과라고 부릅니다. 열이 방출되지 않은 지구 온도는 상승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라고 부릅니다.
지난 30년간 온실가스로 지구 온도는 1.4℃ 상승했습니다. UN 기후협약에서는 기온이 2℃보다 높아질 경우 기상이변이 급증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식량위기를 초래하며, 지구환경을 과거로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경고합니다.
산업화 이전 시대에는 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했기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무분별한 개발로 산림 면적이 줄어들면서 온실가스가 증가했습니다. 2018년 기준, 지난 50년간 이산화탄소의 82%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는 석탄 발전, 벙커C유 발전, LNG 발전, 석유화학 공정, 철강 공정, 시멘트 공정, 폐기물 소각, 요리용 연료 사용, 난방용 목재 사용 과정에서 배출됩니다. 지구 온난화는 전지구적으로 기온 상승, 기상 이변, 해수면 상승, 사막화 진행, 영구 동토층 해빙, 이산화탄소 흡수기능 저하, 생태계 파괴, 식량위기를 일으켰습니다.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력 생산 분야만 따지면 2019년 석탄화력의 비중이 35%, 벙커C유, 천연가스 발전까지 포함하여 52%를 차지합니다. 전기자동차 산업은 석탄으로 굴러가는 셈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악당으로 통합니다.
2021년 한국은
① 2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OECD 중 가장 높고,
②기후변화대응지수(CCPI)는 64개국 중 59위로 최하위권,
③ 중국보다 못한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과 ④ 여전히 높은 석탄화력 의존도를 보이며,
⑤연간 온실가스 배출 총량 세계 9위, 1인당 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4860만톤(2020년)으로, 2018년 7억 2700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7억 100만톤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산업공정 부문은 3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전력생산이 36%, 수송 17%, 농축수산 3.4% 순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가장 배출량이 많은 산업 분야는 철강(39%)이며, 석유화학(18%), 시멘트(13%), 정유(6%) 순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전력이 총 배출량의 27.9%(1억8143만톤)를 차지하고, 다음으로는 포스코 13%(8534만톤), 현대자동차(4.9%), SK(4.4%), 현대제철(3.4%), GS(3.2%), 삼성(2.9%), LG(2.5%), 한화(1.9%), 현대중공업(1.4%), 롯데(1.3%), 농협(0.04%) 순으로 배출합니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대응 방향
EU는 1990년, 미국은 2005년부터 탄소배출 억제에 돌입했습니다. 물론 시행과정에서 모든 정책이 원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EU와 미국은 많은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EU가 30년 동안 2050 탄소중립을 준비할 동안 한국 정부는 말로만 탄소배출 감축을 떠들었습니다. 2020년대에 이르러 겨우 기본법을 제정하고, 로드맵을 수립하며 난리법석을 피웠습니다. 언론은 탄소중립 정책을 두고 ‘급발진’, ‘패닉’, ‘가랑이 찢어진다’, ‘탁상행정이다’라는 험한 표현을 사용하며 현실을 회피합니다.
냉정하게 돌이켜봅시다. 누구를 비판해야 할까요? 뻔히 예견되는 발등의 불을 피하기만 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숨었을까요? 우리는 지금부터 숨막히는 전쟁에 돌입해야 합니다.
탄소중립은 안타깝게도 단순한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규제가 필요합니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탄소중립 규제는 결국 기술 투자를 이끌겠죠. EU 국가들이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금지 일정을 공표하자, 자동차 기업들이 서둘러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종하고 전기차 대체 일정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에 의존하는 제조업 중심 국가로, 탄소중립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EU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우리 수출이 7.8~8.2% 감소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제품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EU는 보일러의 벙커C유, 석탄발전소에서 공급받는 전기, 제품 운송을 위한 디젤 트럭, 컨테이너 선박의 벙커C유 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에도 모두 세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탄소중립’은 ‘자연보호 운동’이 아닌 기업 생존이 걸린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제조회사는 전기를 사용할 때, 그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는지 따져야 합니다. 석탄,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 중 무엇을 사용할지 고려해야 합니다. 최종 제품을 판매하거나 수출할 때 탄소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각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기업 생존을 위해, 다른 기업들은 어떤 선례를 확보했는지 미리 살펴보고 중장기 전략을 구상해보세요.
정석균 전문가의
탄소중립2: 배출된 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해봅시다 읽기
정석균
에너지 컨설턴트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前) 정밀 분석/측정기기 개발
前) 폐기물 에너지화 프로젝트
前)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 기술사업화 컨설팅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예전엔 골칫거리였던 문제가 쉽게 풀리기도 하죠. ‘산업구조 해부’는 실무를 뛰는 엄선된 전문가들이 직접 쓴 현장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기업 문제를 손쉽게 고치는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둘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