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거창한 단어는 대기업의 전유물일까요?
중소기업에서 맞이하게 될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디지털 혁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기 위해 창업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기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하면서 얻게 된 노하우를 중소/중견기업에도 활용하고 싶었거든요.
- A사는 1년 만에 아날로그 기업에서 완전한 디지털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멋진 경험을 했다.
- B사는 디지털 기업이 되고 싶다고 호기롭게 디지털 혁신을 시도했지만, 6개월 만에 디지털 기업의 전환에 실패했다.
제가 디지털 혁신 작업을 진행하며 여러 기업을 만나는 동안 비슷한 상황에서 시작해서 같은 도움을 드렸지만, 결과가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두 기업은 아래 세 가지 항목을 대하는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 CEO의 의지와 역량
- 직원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변화관리
- 적절한 방법으로의 진행방식
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태도를 이 글에 정리하며, 성공하는 디지털 혁신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CEO의 의지와 역량’은 무엇일까요?
지금과 같이 변화무쌍한 시대에 많은 CEO는 ‘변화를 통한 생존’이라는 심각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 ‘우리 기업은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 ‘우리 기업의 문제는 무엇인가?’
- ‘왜 우리는 변화할 수 없는가?’
어느 기업의 CEO를 만나도 대체로 위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응하는 CEO의 반응은 유형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CEO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 유형 1. 디지털 혁신이 너무나 절실하고, CEO가 변화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프로젝트 책임자로서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CEO
- 유형 2. 디지털 혁신을 원하지만, 현재의 비즈니스가 너무 바쁘고, 변화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CEO, 즉 조직 내 누군가에게 이 큰 변화의 과제를 위임하는 CEO
- 유형 3.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는 상황은 감지하고 있으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추후 숙제로 남기고 현재에 충실한 CEO
- 유형 4. 지금 현재에 만족하고, 충실하게 현재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CEO
그리고, 물론 이런 관심조차 없는 CEO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논외로 하고 제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역시나 1번의 CEO와 가장 원활하게 소통하며 일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CEO의 의지
미국처럼 디지털 혁신이 널리 퍼진 국가에서는 디지털 혁신을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여정(Digital Transformation Journey)’이라고 표현합니다.
여정은 여행 준비처럼 계획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어디를 둘러볼 것인지, 무엇을 먹어볼 것인지 미리 알아보고 준비합니다. 특히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여정은, 시작은 정할 수 있지만 끝을 정할 수 없는 긴 행보입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경험 부족에서 오는 CEO의 두려움’입니다.
대부분의 중소, 중견기업 CEO는 진지하게 변화를 고려하지만, 체계적으로 해결할 방법론과 경험은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러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아, 우선순위와 목표 설정, 논의 주제를 정리하는 것조차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기업의 직원들이 느끼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그 관리’입니다.
- ”내 할 일만 잘하면 되는데, 왜 내게 더 많은 일을 맡기려 할까?”
- “나하고 회사의 디지털 혁신은 무슨 관계인가?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인데”
- “지금 내가 하는 업무가 익숙한데, 뭘 바꾸려 하는 거지?”
디지털 혁신을 시작하면 직원들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디지털 혁신의 필요를 CEO 본인만 이해하는 데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변화와 혁신을 희망하는 CEO가 확신이 들었다면, 곧바로 혁신 작업에 착수하지 마세요. 직원들도 필요성을 느끼도록 우선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을 바로 ‘디지털 컬쳐링(Digital Culturing)’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디지털 여정에는 직원들의 의식 개선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업은 CEO 혼자 일하고 성과를 내는 구조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아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적절한 방법과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초반에 총력을 기울여 안전하게 마무리할 것인가?
- 아니면 적절한 전략과 전술을 통해 철저히 단계별로 진행할 것인가?
디지털 혁신은 길고 어려운 전쟁입니다.
많은 기업의 CEO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 혁신을 ‘단기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있다는 거죠. 단기 프로젝트라면 디지털 ‘여정’이라고 부르지도 않았을 겁니다.
디지털 혁신은 시간을 정해서 가고자 하는 목표를 세분화하고,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쉬운 과정부터 진행합니다. 쉬운 단계를 성공한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다음 여정을 시작하는 점진적 접근방식이 필수적입니다.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은 실패를 키우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덧붙여 디지털 여정의 결과물은 종이로 산출되지 않습니다. 결과는 도구를 통해 현실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을 잘 그렸다고 디지털 여정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CEO의 역량
유형 1. 디지털 혁신이 너무나 절실하고, CEO가 변화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프로젝트 책임자로서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CEO
첫 번째 CEO의 경우, CEO가 직접 여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PM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디지털 혁신 PM이 맡을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디지털 기업이 되겠다고 내부에 공지
- 모든 임직원에 왜 디지털 기업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
- 직원의 공감과 참여 독려
- 본업+디지털 전화 PM 역할 동시 수행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같이 전문경영인으로 중요한 의사결정만 하는 역할로는 디지털 혁신을 하기 어렵습니다. 중소기업 CEO는 고독하고 어렵고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로 불리기도 합니다.
유형 2. 디지털 혁신을 원하지만, 현재의 비즈니스가 너무 바쁘고, 변화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CEO, 즉 조직 내 누군가에게 이 큰 변화의 과제를 위임하는 CEO
두 번째 CEO에 해당한다면, 디지털 혁신을 해보겠다고 선언하고 임원 중 한 사람을 선정해 보고받습니다.
CEO가 위임한 임원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주고 권한을 위임한 경우는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70% 이상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임원을 신뢰하지 않을수록 그만큼 가능성도 작아집니다. CEO가 위임 받은 임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아 의사결정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형 3.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는 상황은 감지했으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후 숙제로 남기고 현재에 충실한 CEO
유형 4. 지금 현재에 만족하고, 충실하게 현재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CEO
세 번째와 네 번째에 해당하는 CEO라면 디지털 혁신을 진행하지 않기를 권유합니다.
제 경험상 성공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습니다.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모두 버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AI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뭔가 새로운 서비스(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오해죠.
물론 최종적으로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s)을 전달하는 기업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은 내부 업무 처리 및 업무 진행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기업이 외형적인 부분만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하면, 성공률이 지극히 낮아집니다. 해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실패 사례입니다.
- 나는 어떠한 유형의 CEO일까?
- 내 모든 열정을 바쳐서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우리 직원들은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점진적인 전략과 전술이 준비되어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을 마쳤다면 지금이 바로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이영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가
現) 디지포머 Saas랩 대표
前) 한국 오라클 부사장
前) 세일즈포스닷컴 한국지사장(대표)
회사의 핵심인 CEO와 임원진은 언제나 제대로 의사결정하고 있는지 고민합니다. ‘원포인트 레슨’은 탤런트뱅크 전문가들이 수십년간 실무를 경험하며 다듬어낸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의사결정 파트너가 돼줄 전문가들의 핵심조언 한마디를 들어보세요.
기업의 비즈니스 고민, 검증된 전문가가 직접 해결합니다.
기업과 전문가 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