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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키워드 7
#빅스텝: 한껏 올려버린 금리도 부족하다는 미국 정부

요즘 신문에서는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와 우리나라 한국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도되면서,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타납니다.

언뜻 보면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과 관련된 것 같은데, 그 말의 어원은 물론, 하나하나의 조치들이 기업의 경영과 개인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은 분석이 없습니다.

 

원래 이 말은 중앙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각종 조치에서 유래된 말이 아니라, 수학적인 계산이론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산로그(discrete logarithm)나, 유한군(Finite Group)의 원소배열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수학자 Daniel Shanks가 개발한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산로그의 값을 계산하는 방식 중 하나로, 대입치를 차츰 올리는 방식을 취하는데, 일반적으로는 Baby Step을, 그리고 한계치가 커질 경우 Big Step, Giant Step과 같은 방식을 취합니다. 그래서 이 방식의 알고리즘을 ‘MITM(Meet-in-the-Middle)’ 이라는 약어로 부릅니다.

 

현대 거시금융에서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역사를 들여다봅시다.

미국이 처음 독립하던 시점, 중앙은행의 필요 여부는 치열한 논쟁점이었습니다. 각 주의 자치권을 중시하던 공화주의자(republican)들은 중앙은행의 설립에 극히 부정적이었고, 반대로 연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던 연방주의자(federalist)들은 대립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실제로 국가의 운영 과정에서 중앙은행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은 많았지만, 그때마다 각 주의 반발, 특히 남부 주들의 입장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연방은행의 형태를 가진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13년이었고, 그 이후에도 연방준비제도는 말로만 ‘은행’이었으며, 상당히 절제된 모습을 보여야만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은 금리와 관련한 통화정책의 구사에 있어서 아주 조심스러워졌고, 통화정책에 직결되는 금리조정은 25BP(Base Point, 1BP는 0.01%에 해당)를 단위로 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즉, 금리의 인상은 0.25%를 단위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최근 경제상황은 미국으로서도 큰 어려움이 되고 있습니다. 오바마정부와 트럼프정부 시절에 지속된 양적완화, 셰일가스의 채산성 악화로 인한 감산, 그리고 코로나팬데믹을 비롯한 국내외 요인들의 불안정성을 겪던 미국경제는 마침내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발한 세계 밸류체인 파괴로 아주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습니다.

물가가 치솟고 다시 실업률이 오르면서, 미국 정부는 이 사태를 그냥 내버려두면서 순수한 시장의 기능에만 맡겨둘 수 없었습니다.

 

 

물가가 오를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통화정책은 바로 통화량의 억제입니다. 그래서 미국정부는 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구사했습니다. 처음 한두번은 0.25%p(베이비스텝)를 적용했지만, 이 정도로는 도저히 상황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대두되면서, 다음으로 취한 정책이 바로 금리 0.5%p 인상이라는 ‘빅스텝 (Big Step)’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카드로도 시장은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2022년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9.1%가 오른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41년만의 최고치로 오일쇼크 이후 최고입니다. 미국 정부가 꺼내든 정책은 금리 0.75%p 인상이라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 이었고, 금융가에서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 금리 1.00%p를 한꺼번에 올릴지도 모른다’ 라는 말까지 들리면서 ‘울트라빅스텝 (Ultra Big Step)’ 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조치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은 이 조치에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자금은 물론, 순수국내자금까지도 더 높은 이자를 찾아서 미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2022년 7월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 을 취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4월과 5월에 각각 금리 0.25%p 인상을 단행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2022년에만 이미 1%p가 인상됐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또다른 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 1%p 인상은 실물금융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선, 금리 인상은 이자 상승을 불러오고, 대출금에 대한 상환압박 때문에 연체율이 올라가게 합니다. 그러면 은행은 연체로 인한 대손충당을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저금리시대를 지나오면서 각 은행들이 대출시 적용하던 각종 금리우대요소들이 줄어들고, 이미 버거운 금융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부담이 됩니다.

 

미국 시장의 통화량 축소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주도형 경제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더 큰 위험에 봉착합니다. 이 때문에 국채수익률 또한 높아져, 우리나라는 이제 기업활동을 위한 정책금리마저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도 출렁대면서 일반적인 생산 및 유통활동이 아닌 투자활동을 통한 수입확보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습니다. 요인들이 하나둘 쌓여오던 중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현실화됐습니다.

 

 

다만, 여전히 희망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이런 상황을 예측했기 때문에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다는 예상입니다. 우리는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었고, 세계경제는 2008년에 금융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코로나팬데믹이 몰려 왔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그 전에 겪어보지 못했지, 현재의 경제위기는 예측이 가능하며 이미 다양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런 경제위기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믿음입니다. 경제위기는 언제나 산업구조의 재편을 가져옵니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은 더 큰 기회를 맞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의, 식, 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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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정부지원사업, 해외투자유치, 콘텐츠 전문가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前) 다산네트웍스 고문
前) 월트디즈니 TV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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