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커넥티드'(초연결)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008년에 처음 등장시킨 용어다. 당시 모바일 시대를 맞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상황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14년이 지난 오늘날 가트너가 정의한 ‘하이퍼 커넥티드’는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한정된 개념을 넘어 ‘사람을 둘러싼 광범위한 환경적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확장된 개념의 ‘하이퍼 커넥티드’로 말미암아 촉발된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노동 시장일 것이다. 당연시되던 전통의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일자리가 ‘연결’되며, 커리어를 기반으로 한 ‘긱 이코노미’가 더욱더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실제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가 실시한 긱 워커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긱 워커의 88%는 계속해서 긱 워커의 삶을 이어 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평균인 7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 시대 변화에 따라 산업 영역, 세대, 국가 등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긱 이코노미보다 상위 개념인 ‘신(新)고용 생태계’의 도래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관련한 플랫폼도 새로운 성장 기회와 가능성, 가치를 읽고 앞다퉈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탤런트뱅크, 크몽, 원티드긱스 등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신고용 생태계를 앞당긴 것이 ‘연결’과 반대 선상에 있는 ‘벗어남=탈(脫)’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프리랜서나 긱 워커로 활동하게 된 계기로 일과 회사에 얽매이는 생활 또는 직장이나 동료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가 많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이 느끼는 ‘벗어나고 싶다는 의지’는 곧 ‘무언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탤런트뱅크는 ‘연결에 대한 욕구’ 해소에 방점을 두고 이들을 매칭하는 서비스로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우리가 흔히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갖춘 인재임이 분명하고,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또 전문가들은 경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연결’되고 싶어 한다. 경륜을 갖춘 인력이 절실하지만 자금과 인지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이러한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것이 시장성이 있을 거라는 확신으로부터 출발했다.
이와 함께 탤런트뱅크는 기업과 전문가들이 비즈니스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된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목적의식의 유무는 업무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탤런트뱅크를 이용하는 전문가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높은 만족도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탤런트뱅크는 기업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검증된 전문가를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매칭 서비스 ‘프로젝T’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는 방법에서 유연성을 더하고 비즈니스 발전을 돕는다는 평과 함께 재이용하는 기업 고객이 60%를 넘을 정도로 꾸준히 각광 받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GLG가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비즈니스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서 업계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임원 교육, 경영 전문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날리지 커넥팅(Knowledge Connecting) 또는 전문가 커넥팅 기업이라고도 불린다. GLG가 시장에서 통한 이유 또한 ‘연결’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용 생태계 속 ‘연결’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당면 과제 해결을 넘어 기업의 예견되는 과제를 종합적·선제적으로 진단하고 사후 관리까지 해 줄 수 있는 ‘토털 솔루션 기업’이 더욱 활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